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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표는 으뜸음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는 지난 회에서 조표에 따라 달라지는 으뜸음의 위치를 간단히 찾아내는 방법을 배운 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표가 먼저 결정되고 그 조표에 따라 으뜸음이 바뀌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난 회 말미에 강조했듯이 으뜸음을 결정하는 것은 조표가 아니라, 으뜸음이 먼저 결정된 다음 조표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2) 미와 파, 시와 도 사이가 반음인 것이 조표 생성의 원인이다.

 

피아노 건반을 다시 한번 살펴 보면, 잘 아시다시피, 흰 건반과 바로 다음 흰 건반 사이에는 검정 건반이 하나씩 끼어 있습니다. 첫 시간에 배운 바와 같이 흰 건반과 검정 건반 사이의 주파수 간격은 일정합니다.   흰 건반과 검정 건반은 반음 사이이고 흰 건반과 다음 흰 건반 사이는 반음의 두배, 즉, 온음 사이가 됩니다. 그런데, 미와 파, 시와 도 사이에는 검정 건반이 없이 바로 흰 건반과 흰 건반이 이어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와 파, 시와 도 사이는 온음이 아니라 반음이라는 겁니다.  조표가 생기는 이유는 바로 미와 파, 시와 도 사이가 반음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미,파, 시,도 사이가 반음인 것은 조표와 무슨 상관일까요? 

3) 으뜸음이 바뀌면 미와 파, 시와 도의 자리도 함께 바뀌어야 하기 때문 

 

위 그림은 피아노 건반을 음표로 표시한 것으로 으뜸음이 ‘도’인 경우 셋째와 넷째 음 사이와 일곱째와 여덟째 음사이가 반음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으뜸음은 피아노 건반의 모든 음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도’다음의 흰 건반인‘레’를 ‘도’라고 간주해서 으뜸음으로 정했을 경우는 아래 그림같이 됩니다.

 

(으뜸음을 '레'로 정한 경우는 '파', '도'를 항상 반음 올려준다 - 라장조의 탄생)

 

원레 2번과 3번 사이는 반음 간격인데 ‘레’가 1번 으뜸음이 되면, 원래 반음 사이인 2번과 3번 사이는 온음 간격으로 넓혀주는 대신 새로운 ‘미’와 ‘파’자리가 되는 3번과 4번 사이는 반음 간격으로 좁혀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3번 음 ‘파’에 #를 붙여서 반음 올려 주면 해결되지요. 마찬가지로 시와 도 사이를 온음으로 넓히고 새로운 ‘시’,‘도’자리가 되는 7번과 8번 사이를 반음 간격으로 좁히기 위해 7번 음 ‘도’에 #를 붙여주면 됩니다. 따라서 ‘레’를 으뜸음으로 정한 악보에서는 음표에 #를 별도로 표시하지 않아도 ‘파’와 ‘도’가 나오면 항상 반음을 올려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악보 맨 앞의 '파'자리와 '도'자리에 #를 붙인 조표로 표시됩니다.  즉, 악보가   # 두개로 시작되면 으뜸음이 ‘레(D)’이고. ‘파’와 ‘도’자리는 항상 반음을 올려 주라는 사인이 되는 것이죠. 여기에서 #가 2개 붙은 조표, 즉 라장조가 탄생하게 됩니다.

 

(으뜸음을 '레b'로 정한 경우는 '레', '미', '솔', '라, '시'를 항상 반음 내려준다 - 내림 라장조의 탄생)

 

으뜸음을 검은 건반 '레b'으로 정한 경우는 우; 그림같이 '레', '미', '솔', '라, '시'에 b을 붙여서 반음씩 내려주면, 원래 반음간격이었던 '미','파'와 '시','도' 사이는 온음으로 넓어지는 대신 3, 4와 7, 8번 사이는 반음으로 좁혀지게 됩니다. 여기서 b이 5개 붙은 내림 라장조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으뜸음이 반음씩 올라갈 때마다 '미','파'와 '시','도' 사이의 반음을 조정해서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이 됩니다. 

 

 

4) 조표 이름은 곧 으뜸음의 이름이다.

 

조표의 이름은 따로 외우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으뜸음의 이름이 곧 조표의 이름이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계이름 대조표만 기억해 두면 됩니다. 

 

(계명과 조표이름 대조표)

 

계명으로 '도'는 조표 이름이 영어로 'C', 한글로 '다'에 해당합니다. '솔'까지는 C, D, E, F, G, 다, 라, 마, 바 사 순서대로 나가고, '라'부터는 다시 'A', '가'로 돌아와서 A, B, C, 가, 나, 다로 계속 됩니다. 왜 '라'를 'A', '가'로 했을까요? '도'를 'A', '가'라고 하면 편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사실 '라'라는 음은 좀 특수합니다. 아래 건반별 주파수를 다시한번 보면, '라'음은 언제나 소숫점이 없는 '정수'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조율할 때는 '라'음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아무튼, 예를 들면, 으뜸음이 '미'이면 조표 이름은 마장조, E Major 가 되고, '미b'이면 내림마장조, Eb Major가 되는겁니다. 그러니까 #가 붙은 조표에선 으뜸음 이름을 장조로 부르면 되는데 다만 으뜸음이 파#인 경우는 올림바장조가 됩니다. b가 붙은 조표에서는 모두 내림을 붙여주되 으뜸음이 '파'인 경우는 그냥 바장조가 됩니다.

 

5) 그럼 단음계란 무엇이고 단음계 조표는  어떻게 되나요?


앞서 살펴본 조표들처럼, 세번째와 네번째 음, 그리고 일곱번째와 여덟번째 음이 반음인 경우의 음계를 우리는 장음계라고 부릅니다. 단음계에서는 반음 사이인 음의 위치가 장음계와 다릅니다. 즉, 장음계보다 음이 3도 아래 낮은 ‘라’를  으뜸음으로 삼고, 반음의 위치가 시,도와 미,파 자리인 2번째와 3번째, 그리고 5번째와 6번째 음 사이로 바뀝니다. 무슨 말인지 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될겁니다.

 

 

위 그림에서처럼 단음계의 기본 으뜸음은 ‘라’입니다.  즉, ‘도’로  시작하는 장음계에 비해 3도가 낮게 시작할 뿐 아니라, 반음의 위치가  원래 의 반음 자리인‘시’, ‘도’와  ‘미’, ‘파’사이인  2번째, 3번째 음과 5번째, 6번째 음 사이가 됩니다.  이렇게 반음의 위치가 바뀜으로써 음악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집니다.  으뜸음 다음에 바로 반음이 이어지니까 약간 음울한 분위기가  느껴지게 되죠.   단음계에서도 으뜸음은  바뀝니다.   ‘라’ 다음의 ‘시’가 으뜸음이 될 수도 있고, ‘도’가 으뜸음이 될 수도 있죠.  어떤 음이 으뜸음이 되어도 , 2번째, 3번째 음과 5번째와 6번째 음의 간격은 반음이 되어야 하며 그 간격을 넓히고 좁히는 방법은 앞서 장음계에서 설명드린 것과 동일합니다.  다음 페이지의 표를 보면서, 각자 단음계 조표를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의 모든 설명을 표하나로 집약한 것이 아래 표입니다.

 

 

6) 조표와 음악의 분위기?

 

지금까지 살펴 본 바에 따르면, 조표는 으뜸음 ‘도’를 기준으로 반음씩 key를 높여서 으뜸음을 바꿈에 따라 음 간격이 새롭게 조정되도록 #와 b를 붙인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으뜸음을 반음씩 높은 음으로 바꾼다는 것, 다시말해 key를 반음씩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노래 부를 때, 각자의 음역대에 맞춰서 key를 한키, 두키, 조정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목소리 톤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음 높이를 찾아서 으뜸음을 바꿔주는 것이죠. 어떤 노래를 높은 key로 부르는 것과 낮은 key로 부르는 것은 그 느낌이 약간씩 달라집니다. 그러기 때문에 작곡가는 자신의 작곡의도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key로 작곡을 하게 되겠죠.  

우리는 제1편에서 모든 음의 순차적 간격이 일정하며 이를 평균율이라고 배운 바 있는데요,‘바흐’의 평균율이 대세가 된 1917년 이전에는 음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순정률 체계였고, 그러다보니, 으뜸음에 따라, 조표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가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평균율을 쓰고 있는 현대음악에서는 음의 간격이 일정하기 때문에 사실 조표간의 분위기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물론, 높은 음 중심의 노래와 낮은 음 중심의 노래는 분위기가 약간씩  달라지고 특히 장음계와 단음계는 음악의 분위기가 많이 차이나게 됨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만, 결론적으로, 현대음악에서 사용되는 조표는 목소리나 악기의 주파수에 맞게 key를 조정하는 역할 이외에는 별다른 용도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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