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의 종류 - 다이아토닉, 크로매틱, 트레몰로의 특징

하모니카는 다이아토닉, 크로매틱, 트레몰로 등 3종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으며, 기타 특수한 기능의 하모니카도 있습니다.

 

1.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Diatonic Harmonica)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는 아래 사진처럼 10cm 정도의 작은 몸체에 보통 10개의 구멍(Hole)이 있고 구멍마다 위 아래에 리드(Reed)가 1개씩 20개 붙어 있습니다. 한 구멍에서 불면 '도', 마시면 '레' 등 두개의 음이 나므로 구멍이 10개뿐이지만 거의 3옥타브에 해당하는 음역대가 가능합니다. 비록 작고 앙증맞지만, 몇몇 세계적인 전문가들은 이 작은 하모니카로 '바흐'의 어려운 클래식 곡들까지 소화해 냅니다.  하모니카가 처음 개발된 당시의 형태와 구조는 바로 오늘날의 다이아토닉 하모니카와 동일합니다.

 

 

(다이아토닉 하모니카의 외형과 구조)

 

 

다이아토닉(Diatonic)이란 단어는 '온음의'라는 뜻입니다. 즉, 이 하모니카에는 반음이 따로 없습니다. 반음이 없을 뿐 아니라 음이 차례로 연속되지 않고 중간중간 건너 뜁니다.  아래의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음계표에서 보듯이 4번 구멍부터 7번 구멍까지는 불기, 마시기에 따라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가 순서대로 소리나지만, 1번부터 3번 구멍까지는 '파'와 '라'음이 없고 쓸데없이 '솔'만 두개가 있습니다. 또 8번 구멍부터 10번 구멍까지는 '시'가 빠져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빠져 있는 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벤딩'(Bending)이나 '오버블로우' (Overblow) 등 특수 기법을 사용해 없는 음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벤딩'이란 입술의 접촉면 조절과 호흡 조절을 통해 공기흐름과 속도에 변화를 주어 '리드' 판의 떨림을 약간 비정상으로 만듬으로써 '파', '라', '시' 등 빠진 음과 반음들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죠. 이 '벤딩' 기법은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혼자 터득하기는 어려운 기술입니다. 

 

다이아토닉 하모니카의 또 하나의 단점이라면, '조'(Key)를 자체적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개 key의 하모니카를 구입하지 않으면 제 key에 맞게 연주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중간에 key가 바뀌는 곡을 연주할 때도 한개의 하모니카로는 불가능하죠.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는 1개에 2~5만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12개 key별로 전부 구매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사장조'(G), '가장조'(A), '내림나장조'(Bb), 다장조(C), '라장조'(D), '마장조'(E), '바장조'(F) 등 7가지 key만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음계표)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는 작지만 다루기는 엄청 힘든 악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벤딩 기술만 통달한다면, 휴대하기 편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막힘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신비로운 악기이기도 합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Buddy Greene의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연주실황)

 

2. 크로매틱 하모니카 (Chromatic Harmonica) 

 

반음이 없는 다이아토닉 하모니카의 단점을 보완하여 개발된 것이 바로 크로매틱 하모니카입니다.  크로매틱(Chromatic)은 '반음'이란 뜻입니다. 크로매틱 하모니카 오른쪽에는 슬라이드 버튼이 있어서 눌러주면 한구멍에서 각 음마다 반음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크로매틱 하모니카 외관)

 

 

음정의 배열도 아래 음계표처럼 아주 규칙적으로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순서대로 되어 있습니다. 각 음 자리에서 버튼을 눌러주면 반음 소리가 납니다. 다시 말하면, 피아노의 음정 배열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크로매틱 하모니카 음계표)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구멍(Hole) 하나에서 4가지의 음이 소리납니다. 1번 홀의 경우 '도', '레', '도#', '레#'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12홀 하모니카의 경우는 모두 48개의 음을 가집니다.  다만, 4번과 5번, 8번과 9번 홀의 '도'. '도#'12번 홀의 '시' 등은 서로 겹치는 음이므로 정확하게 48개 음은 아닙니다. 아무튼 12홀짜리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3 옥타브의 곡을 완벽하게 피아노처럼 연주해 낼 수 있는 것이죠. 홀 12개짜리가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10개짜리, 14개짜리, 16개짜리도 있습니다. 14개짜리는 저음부의 '솔, 라. 시. 도'를 두칸 더 붙인 것이고 16개짜리는 저음부의 한 옥타브를 더 붙인 것입니다.

 

하모니카를 새로 배워보고 싶은 분들께는 이 크로매틱 하모니카를 강추합니다. 어떤 곡이든지 원하는대로 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소리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음의 배열이 단순하다보니, 처음에 혼자서도 얼마든지 독학이 가능합니다. 물론, 고수가 되려면, 많은 노력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죠. 다만, 가격은 꽤 비쌉니다. 물론, 색소폰 등 다른 악기보다는 싼 편이지만, 중저가 브랜드가 5~20만원, 중상급 브랜드가 30~50만원, 고급 브랜드는 70~150만원 정도 하니까 아주 편한 가격은 아닙니다. 더구나 연습하다 보면, 좀더 좋은 소리, 좀더 색다른 음색의 고급 하모니카를 찾게 되고, C key 하모니카 한개로 모든 키를 연주할 수는 있지만 슬라이드 눌러주는 일이 많이 번거롭다보니 주요 Key별로 하모니카를 장만하려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합니다.

 

많은 소리를 낼 수 있게 하다보니, 크로매틱 하모니카의 구조는 다이아토닉에 비해 상당히 복잡합니다. 또한 그에 따른 여러가지 크로매틱 하모니카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들로 인해,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다이아토닉이나 트레몰로에 비해 저음부와 고음부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엔 고장난 것처럼 불어지지도 않고, 호흡이 달리고 숨이 찬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기온에 민감해서 충분한 예열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크로매틱 하모니카의 구조와 특징, 해결방법 등에 대해서는 다음 번, 별도 포스팅에서 좀더 자세히 정리하도록 합니다.

 

 

3. 트레몰로 하모니카(Tremolo Harmonica)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모니카라고 하면 바로 이 트레몰로 하모니카를 생각합니다. 다이아토닉이나 크로매틱 하모니카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이아토닉이나 크로매틱 하모니카가 있는 줄도 모릅니다. 트레몰로 하모니카 특유의 왱왱거리는 소리에 익숙하신 분들은 다이아토닉이나 크로매틱 하모니카 소리를 들으면 하모니카에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날 수 있느냐고 할 정도로 트레몰로 소리와는 아주 다릅니다. 

 

 

(트레몰로 하모니카 외관)

 

 

트레몰로 하모니카는 우리말로 '복음 하모니카'라고도 합니다. '복음'은 중복될 '복'자에 소리 '음'자입니다. 음이 겹쳐 있다는 뜻이죠. 상,하로 이뤄진 1세트의 구멍(홀)에서 1가지의 소리가 나는데, 윗 홀의 리드와 아랫 홀의 리드가 같은 '도', '레'면서도 미세한 주파수 차이를 갖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두가지 음이 혼합된 것처럼 들립니다. 즉, 약간 왱왱 울리는 소리가 납니다. '도'는 불고 '레'는 마시고 '미'는 불고 '파'는 마시고 하는 순서로 1세트의 홀마다 불고 마시는 것이 교차합니다. 그러다보니, 가운데 중심 옥타브는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차례대로 배열되어 있으나 저음부와 고음부의 옥타브는 음의 순서가 뒤죽박죽 바뀌게 됩니다. 

 

 

(트레몰로 하모니카 음계표)

 

 

트레몰로는 다이아토닉이나 크로매틱에 비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복식호흡 없이 살짝 불어도 소리가 아주 잘 납니다. 그래서 숨이 가쁘거나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느낌은 없어 좋지만, 저음부와 고음부의 음들이 앞뒤로 뒤섞여 있다는 단점 때문에 제대로 연주하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반음연주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죠. 트레몰로에서는 다이아토닉처럼 '벤딩' 기술도 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트레몰로 하모니카로 반음이 포함된 곡을 연주하려면, 별도의 반음 하모니카를 구입하여 아래 위로 붙잡고 입술을 옮겨 가면서 연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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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에선

크로매틱 하모니카의 구조와 특징에 관해

자세한 정보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