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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지용의 시,

'향수'를 가사로 하고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여서

1989년

이동원과 박인수가

듀엣으로 부른 노래입니다.

이동원이

정지용 시인의 시를 읽고 감명을 받아

김희갑 선생께 작곡을 부탁드려서

만들어진 곡이라고 합니다.

먼저 시를 감상해 보시죠.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이 시는

1927년

'조선지광'이란

문학지에 실린 것이라 합니다.

겉으로는

고향의 정취와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에게 빼앗긴 산과 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주권회복의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반주 없이도

야외에서 하모니카로 연주하면

멋진 노래가 되겠습니다.

 

***

 

정지용 시

김희갑 작곡

이동원 박인수 노래

 

(향수 계명 악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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