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 계명] 54.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 OST, Sunrise Sunset

세기의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은

1964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래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3000회 공연기록을 세웠던

명작입니다.

​

러시아 출신의 유대계 작가

'솔로몬 나우모비치'

(필명 '샬럼 알라이큼, Sholem Aleichem')가 지은

'테비(Tevye)와 그의 딸들'이란 소설을

뮤지컬화 한 것이죠.

​

근데

왜 뮤지컬 제목을

'지붕위의 바이올린'이라고 지었을까요.

동시대에 활동한

역시 유대계 러시아 화가,

'샤갈'(Chagall)이 그린

'깽깽이 연주자'(Fiddler)라는 작품의 제목에서

영감을 얻었다는게

중론입니다.

 

(샤갈의 Fiddler, 1912년작)

 

이 그림은

삐에로같이 생긴 바이올리니스트가

지붕위에서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모습인데요.

당시

급변하는 시대상황 속에서도

민족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진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

이러한 분위기는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때는 1900년대초.

우크라이나의

작은 유대인 마을에 사는 우유장수 '테비'는

5명의 딸을 키우면서

나름

유대인 전통을 잘 지킨다는

뿌듯한 자부심 한가지로 살고 있는데

딸레미들이 커가면서

이런 저런 일들로

유대인 전통을 깨기 시작하자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가장으로서

어떻게 조율해 나가야 될지 막막합니다.

부모가 정해주는대로 결혼해야하는 전통을 어기고

제맘대로 짝을 찾고

세상의 거친 물결에 스스로 뛰어든 딸레미들이

잘못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

하지만

돌아 보면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났음을 깨닫습니다.

코흘리개들에게

어떻게 값진 인생의 지혜를 전해 줄까,

어떻게 앞길이 평탄할 수 있게 인도해 줄까,

고민하던게 어제 같은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

더 이상

아이들을 자신이 지켜온 전통이란 가두리 속에

잡아 둘 수는 없다는 체념이 든 '테비'는

딸의 혼례식을 지켜보면서

노래합니다.

​

Sunrise, Sunset.

"해는 뜨고 해는 지고,

계절은 행복과 슬픔 속에 바뀌고 또 바뀌고,

세월은 유수같이 흘렀네.

작은 묘목이 어느새 키를 넘는 해바라기로 크듯이,

눈 부릅뜨고 지켜도 꽃잎 열림을 볼 수 없듯이

언제 이렇게 키가 컸는지,

언제 이렇게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했는지"

이제부턴 너희들끼리 알아서 잘 살아야 할텐데,

그래도

신혼부부답게

잘 어울려 보여서 좋구나.

이 신부가

내품에 안아서 길렀던

바로 그 아이라니!!!

이 뮤지컬의 라스트 신은

러시아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전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또 하나의 '디아스포라'로

끝을 맺습니다.

 

***

 

노래의

담담하면서 약간 쓸쓸한 분위기가

하모니카의 음색에

아주 잘맞을 것 같습니다.

 

작사: Sheldon Harnick

작곡: Jerry Bock

 

(Sunrise Sunset 계명악보)

***